책 소개
제목: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
저자: 구병모
출판사: 창비
기타: 소설의 첫 만남 28
책 표지:
독후 감상문
(책을 읽고 쓴 창작물입니다!! 읽을 때 참고해 주세요!!)
-데이터 따위가 아니야-
그날은 습한 날이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바쁜 나날을 보내다가 유난히 독서에 재미가 들기 시작한 S는 그날도 어김없이 도서관을 찾았다. 친구 H와 함께 간 도서관은 자작나무 향을 풍기며 S의 마음속에 산뜻한 기분이 들게 했다. S는 책으로 가득한 자작나무 숲을 거닐며 여러 책들을 집어보며 원하는 이야기가 있는 책을 고를 수 있기를 바랐다.
S는 소설을 좋아한다.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들과 또 상상의 세상의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여전히 S는 다른 세계로 가고 싶어 하고 하늘을 날고 싶어 하고 초능력을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런 S에게 소설은 그런 가능성을 느낄 수 있고 또 대리만족을 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그리고 더 넓은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S는 소설에 빠지지 않을 이유를 못 찾았다.
자작나무 숲의 책들을 살피고 있을 때, H의 손에 한 책이 들려 S에게 건네졌다. S는 처음에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의아했다.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 이야기를 좋아하고 그로 상상력을 펼치는 S에게는 참으로 호기심이 갈 수밖에 없는 제목이 아닐 수 없었다. ‘따위’. 무언가를 낮추고 하찮게 보는 말 아닌가.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결국 S는 책을 빌려 집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한가한 주말, S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노래를 틀고 소파에 앉았다.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라는 이 책을 읽기 위해 하루를 열심히 산 후이다. 상쾌한 기분으로 소파에 앉아 책을 펼치니 처음 나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이건 이야기란다. 네가 믿지 못할 이야기.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 있느냐고, 너라면 웃고 넘어갈 이야기. 그래서 애초에 없었던 것이 되고 나는 이야기.”. S는 생각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어떤 내용이길래 내가 이걸 그냥 넘어갈 것이라 생각하지?’. 여러 생각을 가지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책을 펼치고 S는 책의 세상 속으로 들어갔다. 책 속의 Q를 보았다. Q는 잘생겼었다. S는 책 속에 들어가 등장인물을 상상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보인 적은 오랜만이다. Q는 안경을 쓰고 밝은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S는 Q가 보이지만 Q는 마치 S를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니 볼 수 없다는 게 옳은 표현일까. S는 Q를 따라갔다. 책 속에 나와있지 않은 내용도 상상하면서 책 속의 세상을 누비고 다녔다.
책 속의 세상을 누비는 S는 책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 안에는 S가 그동안 본 적이 없는 설정들과 내용을 담고 있었다. 사서, 데이터, 책이 사라진 세상.. 모든 것들은 그동안 교과서만 들여다보며 굳은 상상력을 자극해 더욱 풍부한 세계를 만들어나갔다. 만들어진 세계 속에서 S는 재미있게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더욱 몰입해 갔다. 책이 데이터가 된 세상이라니. 상상만으로도 흥미로웠고 어쩌면 엥겔처럼 내 이야기도 누군가에게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웃겼다.
엥겔은 책의 이야기대로라면 자신의 미모를 믿고 자만했다는 이유로 죽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엥겔 자신은 결코 자신의 미모를 과시한 적이 없었다. S는 옆에서 턱을 괴고 엥겔이 자신에 대해 땀을 뻘뻘 흘리며 해명하는 모습을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억울해 보이는 엥겔이 불쌍했다. 내 삶이 이야기에 의해 정해진다니. 그제야 제목의 내용이 이해가 가며 이야기 속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제목은 Q와 엥겔이 독자, 즉 S에게 소리치는 것 같았다. 마치 책 바깥에서 잠시 책 속에 들어갔을 뿐인 S에게.
S는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Q가 데이터가 되었다니,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S에게는 허무한 엔딩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책 속에서 나와 책을 펼친 소파에 앉아서 책을 덮었다. 여전히 휴대폰에서는 신나는 아이돌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Q는 스스로 데이터가 되기로 결심했다. S는 생각에 잠겼다. 그리곤 갑자기 정신이 퍼뜩 들었다. Q의 이야기는 데이터, 즉 책이 된 것이라고.
결국 Q는 데이터가 되었고 S는 Q의 데이터를 본 것이었다. Q가 엥겔을 데이터에서 꺼낸 것으로 인해 Q는 스스로가 데이터가 된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까 이야기의 개연성에 소름이 끼쳤다. S는 배드 엔딩을 좋아하지 않지만 엔딩까지의 이야기의 흐름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단편 소설이라 작은 호기심의 보기 시작했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거대한 세계관이 S가 딱 좋아하는 내용들이었다. S가 작가의 내용을 이해하자 그 책 속에 들어갔던 시간들이 너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S는 그 후 책을 다시 펼친다. 책을 다 보고 난 후라 다시 책으로 들어갈 순 없었지만 종이 위에 그려져 있는 Q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데이터라고?’, ‘그러면 Q의 이야기인 이 책처럼 나도 데이터일 수 있나?’ 다시 S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 날아간다. 그리고 S는 한 가지 결론을 낸다. 난 데이터가 아니라고. 만약 진짜 Q라는 존재가 있다면 전해주고 싶다. 넌 데이터 따위가 아니라고.
이 책을 읽으며 내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약 내 이야기가 책으로 쓰인다면 진짜 내 이야기를 담을까 아니면 엥겔처럼, 억울한 이야기가 쓰일까. 책 속의 데이터, 책은 주인공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니 자꾸 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책 밖으로 나와 활개 치는 것 아니겠는가. 만약 나라도 내 의지와 관계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에서는 탈출하고 싶을 것이다. 아마 이 책 속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내 이야기는 내가 정한다.’ 이런 말인 것 같다. 그래서 이야기 따윈 없어져 버리고 난 고작 데이터가 아니라는 것을. 내 이야기는 내가 정한다. 그렇게 Q는 데이터가 되었고 나는 오늘도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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